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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지방

꿈꾸는 파사오리 2006. 12. 8. 10:49
트랜스 지방
입력: 2006년 12월 07일 18:04:34<출처: 경향신문 30면>
 
‘사람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음식이 으뜸이고 약이 그 다음이다. 그러므로 병이 나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음식으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약으로 치료하지만 약에서 얻는 힘은 음식에서 얻는 힘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병은 당연히 오곡(五穀) 오육(五肉) 오과(五果) 오채(五菜)로 다스려야 한다.’

조선시대 전순의가 그의 저서 식료찬요(食療纂要) 서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자연이 키운 먹거리를 제 때에 먹는 자연식이 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했지만 날로 더 맛있는 것을 찾는 현대인들은 당장 입에 단 가공식품을 입에 달고 다니고 있다.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역행해서 생긴 것 중의 하나가 트랜스 지방이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지만 하버드 의대 윌레트 박사는 그 심각한 위해성을 들어 ‘조용한 살인자’라고 단정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일매일 소량의 독극물을 먹고 있는 셈이다.

트랜스 지방은 우연한 발견품이었다. 한 농가의 창고에 식물성 기름이 응고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응용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맛있고 보관까지 편해진 몸에 좋은 식물성 기름으로 알았다. 하지만 이 전이지방은 몸속 나쁜 콜레스트롤 수치를 증가시키고 좋은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춤으로써 동물성 포화지방보다 더 해로운 것으로 밝혀졌다. 심장병, 동맥경화증, 간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학계의 연구 결과이다.

트랜스 지방을 양산하는 식품은 햄버거, 마가린, 쇼트닝, 전자레인지용 팝콘, 도넛, 튀김용 냉동감자, 초콜릿 가공품, 비스킷, 케이크 등 대부분 서양에서 건너 온 것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섭취량이 2.2g을 넘지 않도록 경고하고 있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의 식습관을 감안하면 최소 3~4배는 될 터. 그동안 트랜스 지방 함유량을 표시토록 했던 미국 뉴욕시가 내년 7월부터 식당에서의 트랜스 지방 사용을 전면 금지토록 했다. 이제와서 자연식만을 고집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정부도 이 ‘보이지 않는 건강의 적’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

〈이영만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