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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이용섭 민주당 의원

꿈꾸는 파사오리 2010. 9. 3. 16:30

<파워인터뷰>
“盧정부, 국민 힘들게… 李정부는 物神主義 문제”
이용섭 민주당 의원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09-03 11:37
▲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위공직자의 제1덕목은 도덕성”이라고 몇 번씩이나 강조했다. 김선규기자
국회 본청 247호실, 제3회의장. 회의탁자들이 반원형으로 배치돼 있고, 맞은편에는 달랑 책상 하나가 놓여 있다. 마치 하나를 향해 수십이 달려들어 포위할 듯한 학익진(鶴翼陣)의 포진이다. “딱 한 놈만 패겠다”던 야당 대표의 호언이 실감나게 되새겨지는 이곳에서, 지난 8월24∼25일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그리고 실제로 인사청문위원들이 김 후보자를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은 끝에 ‘8·8개각’ 이후 온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김태호 천하’는 21일 만에 자진사퇴로 막을 내렸다.

이용섭(59·광주 광산을) 민주당 의원은 당시 김 전 후보자를 상대로 가장 매섭게 자질을 따지고, 준엄하게 고위공직자의 자세를 일깨우며 여론심판대에서 ‘부적격’판정을 내리게 만들었던 주역 중 한 사람이다. 그 인사파동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던 지난 1일 다시 제3회의장을 찾은 이 의원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승자의 여유’로 볼 수 있는 구석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곳에서 ‘청문회 스타’가 되셨다”고 슬쩍 띄웠는데도 “부담스럽다”는 단답이 돌아왔다. 그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더니 “엄정하게 검증하는 것이 인사청문특위 위원의 역할이지만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면서 “김 후보자가 아직 젊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본다. 더 커지고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위로’부터 건넸다. “그렇게 부담스러웠느냐”고 되묻자 “인간적 고민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애써 표현하진 않았지만 잠시 붉어지는 그의 얼굴빛이 그간의 속앓이를 읽게 해주었다. 그는 “총리 후보자가 또 나올 텐데 다시 인사청문특위 위원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안 맡기로 했다”고 즉답했다.

“제가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할 때 김 전 후보자는 경남도지사였습니다. 기획재정위의 인사청문회에서 마주했던 이현동 국세청장은 제가 국세청장으로 재임할 때 과장이었어요. 그런 관계를 생각해 보세요. 현재의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제가 그 분들에게서 흠집을 찾아낸다는 건 정말 못할 일이었어요.”

제3회의장을 나와 국회 본청 앞 분수대에 이르렀을 때에야 이 의원은 무거운 기분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았다. 너른 잔디마당을 지나 본격적인 인터뷰가 진행된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마주앉자 특유의 단호함이 묻어나는 그의 ‘공직자론’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그는 김 전 후보자가 낙마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을 주저없이 “정직성이 문제였다. 거짓말한 게 가장 컸다”고 단언했다. “김 후보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2007년 이후에 만났다고 하고 싶었겠지만, 거기에다 모든 과거를 맞춰놓다 보니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자 거짓말이 됐고, 그렇게 한 번 잘못 꼬이니까 계속 말바꾸기를 해서 결정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자에 대해 정치 철학과 정책을 도외시한 채 너무 개인사만 들춰낸 게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한국 사회에서는 고위공직자의 전문성과 업무능력보다는 도덕성이 더 중요하다”고 논박했다. “정치성향, 이념과 상관없이 지켜야 하는 고위공직자의 제1덕목은 도덕성”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공직자가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않으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역사적으로 봐도 나라를 팔아먹은 인재가 있는가 하면 나라를 구하는 인재가 있다. 그래서 도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능력과 추진력은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흉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사실 노무현 정부에서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내며 세 번의 인사청문회를 치렀다. 이번에는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위원으로 참여했다. 방어자로, 공격자로 인사청문회장에 있었던 경험 때문에 주변에선 ‘인사청문회의 달인’이란 이야기도 듣는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야당 의원이라고 해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게 최우선 목표는 아니지 않습니까.

“후보자가 적군도 아닌데 낙마시킨다고 해서 우리가 전과를 올리는 것은 아니지요. 괜찮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은 정말 큰 죄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김 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면서 공직자의 꿈을 꾸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사청문회가 국민 교육적 기능도 하고 있다는 뜻입니까.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꿈이 있는 사람들, 특히 국민에게 봉사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을 겁니다. 깨끗하게 살아야겠다, 청렴하게 살아야겠다,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아야겠다, 세금 탈루를 하면 안 되겠구나, 군대도 가야겠다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세상이 정의로워지는 것 아닌가요.”

―그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고위공직자란 가난하고, 세상물정에 어둡고, 융통성도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무슨 소립니까. 청렴하게 사는 것과 가난하게 사는 것은 다릅니다. 요즘은 공직자들의 월급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무난하게 생활할 정도는 되지요. 공직자의 본분을 지키는 것과 세상 돌아가는 세태를 아는 것도 분명히 구분됩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문제만 들춰내는 ‘폭로청문회’란 비판이 많았지 않습니까.

“야당 의원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몇 명을 날리겠다’는 식의 목표를 정하지는 않아요. 그건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지요. 저는 청문회 위원들이 엑스레이(X-ray)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후보자가 있는 그대로 비쳐지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죠. 괜찮은 후보자의 하찮은 흠을 놓고 견강부회하거나 크게 문제를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암 덩어리가 있는데도 보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건강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도 청문회 위원으로서 문제가 있는 겁니다.”

―인사청문회에서 공수 입장이 바뀌면서 인식이 바뀌었을 법도 한데요.

“예전에 후보자 입장에선 인사청문위원들의 자료 요구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 이런 것까지 내놓으라고 하느냐’는 불만이 꽤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 청문회 위원으로 참여해 보니 정말 후보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후보자의 인권과 사생활도 중요하지만, 인사청문회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후보자의 사생활을 본질적으로 훼손시키지 않는다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인사청문회법에서 자료제출, 증인채택, 위증 등에 관한 내용을 개정해야 합니다.”

―후보자의 사생활을 파헤친다고 온전하게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떤 이들은 인사청문회에서 정책 검증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후보자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먼저 과거 행적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그 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겁니다. 청문회장에서 후보자가 내놓는 ‘준비된 답변’들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

이 의원은 1973년 전남대 무역학과 재학 중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2008년 건설교통부 장관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35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그는 “그 오랜 역정 속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특히 고위공직자의 자질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했던 맥락을 따져보면 고위공직자의 필수덕목으로 꼽는 것들이 있으신 것 같더군요.

“고위공직자가 되려면 4가지 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도덕적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가 혁신적 리더십인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거든요. 제가 장관 때 썼던 방식을 국회의원이 된 뒤 그대로 실행하면 실패한다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남북관계, 지역, 계층, 세대간에 타협하고 상생을 모색할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이고 네 번째가 전문성입니다.”

―그 네 가지가 국무총리에게도 요구되는 덕목이라면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닌가요.

“물론 네 가지를 모두 갖춘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건 신의 영역입니다. 인간의 영역은 상대적이지요. 예컨대 목욕탕에서 37도의 열탕에 있다가 17도의 냉탕에 가면 춥게 느껴지듯이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네 가지 리더십에서도 고위공직자는 일반 국민, 일반 공직자의 평균 수준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국민들이 사회 지도층에 요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수준일 겁니다. 김 전 후보자에게 제가 도덕성을 강조한 것도 그가 48세밖에 안 됐고, 지방행정 경험밖에 없는 총리 후보자로서 행정경험이 많은 50, 60대의 각료들을 총괄하려면 도덕성이라도 그들보다 상대적으로 앞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후보자가 부인이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데 대해 “밤새 운 부인에게 사과하라”고 하자 “험난하고 괴로운 검증에 응해야 하는 것이 고위공직자의 숙명이니 자중하라”고 꾸짖었습니다. 그 공직자의 숙명이 무엇인가요.

“사실 김 전 후보자가 그 말을 했을 땐 당황했어요. 나도 후보자로 나왔었지만, 대부분 후보자들은 공손한데 느닷없이 사과하라고 해서…(웃음). 공직자는 단순한 봉급쟁이가 아닙니다. 중간 관리층 이상이 되면 직업 이상의 소명의식을 가져야 해요. 얼어 죽어도 곁불을 쬐지 않는, 곧음을 지닌 선비정신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저는 그걸 운명이라고 표현한 것이죠. 그래서 인생을 대충대충 살아온 사람들, 대통령이 잘 안다는 사람들이 고위공직자가 돼선 안 되는 것입니다.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해온 많은 공직자가 그런 일을 보면 너무 슬프고 패배감, 좌절감, 상실감이 들 겁니다.”

―공직자의 윤리의식이 기본적으로 필요하지만 분야와 역할이 다양한데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한다면 너무 무리한 것 아닌가요.

“인간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 다른 하나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은 공직을 맡지 말고 기업에 가야 해요. 이윤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서 나라에 기여하는 겁니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은 봉사를 통해서 국가에 기여합니다. 누구나 가치, 이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해요. ‘꿩 먹고 알 먹고’식은 절대 안 됩니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 중 3분의 1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뉴스가 나온 것은 가치만 추구해야 할 사람들이 이윤까지 추구해서 그런 겁니다.”

―김 전 후보자가 사퇴의사를 밝힌 뒤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직에 대한 철학과 개념이 없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요.

“공직이란 건설회사의 이사, 부회장, 임원 자리와는 차원이 달라요. 회사에선 투기를 하건, 위장전입을 하건 계약을 많이 따와서 회사 이윤을 올리면 됩니다. 공직은 그게 아니죠.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는 자립니다. 정의롭게 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겁니다.”

그는 사실 ‘잘나가는 고위공직자’의 이력을 갖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선 요직인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을 거쳐 관세청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선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잇달아 역임했다. 당연히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한 공직자”로 불렸고, “직업이 장관이냐”는 말까지 나왔다. 전남 함평 출신인 지역 연고 덕분이거나, 핵심권력과 뭔가 특별한 관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미심쩍은 시선이 보태질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난 비주류였다”고 응수해왔다.

―그렇게 화려한 공직생활을 했는데 왜 비주류입니까.

“나는 지방대학 출신입니다. 제가 공직생활을 시작한 1970년대에는 학연, 지연, 혈연에 따른 ‘연고주의’가 아주 심했어요. 제가 호남 출신이라고 하니까 하숙조차 얻을 수 없었어요. 선배도 없었고요. 1997년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재무부에서 국장급 이상 간부 중에 호남 출신은 저 혼자뿐이었어요.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도 국무위원 중에서 제가 유일한 지방대 출신이었어요. 공직생활을 하기에는 아주 어려운 비주류였던 것이죠. 그래서 절제하고 헌신하는 자세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이 일찍부터 들었고, 비주류인 제가 뭐라도 잘해내면 주시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모든 관계를 깨끗하게 유지하려 노력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게 잘나갔던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어느 시대에나 정치적인 공직자가 많았습니다. 일반 공직자들도 본분을 지키는 것과 현 정권의 국정방향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말 공직자에게는 영혼이 없어야 합니까.

“그건 공직자의 본분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당연히 영혼이 있어야 해요. 다만 구분을 해야 합니다. 일반 공직자는 정권에 충성하지 말고 국가에 충성해야 합니다.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지키며 국민에게 봉사해야 해요. 고위공직자는 다르지요. 장·차관직은 그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한 사람들이 가는 자립니다. 국정철학과 지향점이 다른 정권으로 바뀌었는데도 계속 고위공직자로 일하는 사람들, 바로 그들이 ‘영혼 없는 고위공직자’인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 장관직을 두 번이나 지냈는데 현 정부의 국정기조와 비교한다면.

“노 전 대통령은 원칙, 가치, 미래를 중시했어요. 반면에 이 대통령은 이익과 현실을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그걸 실용이라고 하던데 저는 그게 왜곡된 실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 들어 돈과 경제만을 중시하는 물신주의가 많이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 사회의 수준을 천박하게 만들 여지가 많은 겁니다. 물론 노무현 정부도 인기가 없었어요. 당장 오늘의 문제보다 미래 문제의 해결에, 개별 문제보다는 시스템 문제를 혁신하는 데 중점을 뒀던 탓입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성과를 남겼지만, 당시 국민들은 힘들어했어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직전 정부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극단의 반대로 가버렸어요.”

―직전 정부의 주역이라서 현 정부에 대한 평가에 너무 인색한 것 아닌가요.

“그런 점이 있을 겁니다(웃음). 노무현 정부가 현실적으로 국민들을 힘들게 한 것은 맞아요.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성과를 하나만 들라고 한다면 혁신을 꼽겠습니다. 그 성과는 다음 세대에 나옵니다. 그때는 고통스러웠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겁니다.”

이 의원은 “총리 후보자의 낙마라는 인사파동을 초래한 것은 후보자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통령의 문제”라고 비판하며 자연스럽게 임명권자의 인사원칙으로 화두를 돌렸다.

―최근 이 대통령을 향해 제기되고 있는 ‘회전문 인사’ ‘보은인사’ ‘깜짝 쇼’ 등의 비판은 노 전 대통령에게도 제기됐던 문제들이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회전문 인사’만 해도 노무현 정부 때는 제가 대표적인 사례였으니까요. 하지만 깜짝 인사를 하건, 회전문 인사를 하건 이해할 테니 제발 제대로 된 인물을 놓고 고집을 부리라는 겁니다.”

―정권과 정치 성향에 상관없는 인사의 원칙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바로 연고주의의 배제죠. 적임자가 아닌 사람,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을 등용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이 대통령의 ‘8·8개각’이 결과적으로 ‘실패’로 규정되면서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갔습니까.”

그에게 인터뷰 말미에 “네 가지 덕목만 잘 지키면 고위 공직자로서 성공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경험담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제가 국세청장에 내정된 것을 TV자막을 보고 처음 알았어요. 그 후 행자부 장관에 지명됐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장관 내정자로 발표된 다음 날 오찬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했더니, 그 양반이 딱 한 말씀 하시더군요. ‘인연입니다.’ 훗날 따져보니 공직자가 여러 자리로 가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는 시대가 요구하는 경쟁력과 자신의 장점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자기의 장점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제 장점을 알아주는 노무현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 오승훈 정치부 차장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