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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 가속기에 대하여

꿈꾸는 파사오리 2011. 5. 20. 13:00

 

정부가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에 ‘중이온 가속기’를 설치하기로 확정하면서 이 장비가

기초 연구에  미칠 영향에 과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 여부를 두고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방사광 가속기와의 차별성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 13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중이온 가속기 건설에 총 4600억 원을 투입해

2012년 착공,  2015년 완공하는 것을 뼈대로 한 계획을 발표했다.

중이온 가속기

 

 

이번 가속기 선정 과정은 과학계 내부에서 많은 논쟁거리를 낳았다. 우선 기종이 문제였다.

‘한국에 없는 중이온 가속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과 ‘포항 가속기와 병행해 쓸 수 있는

최첨단 방사광 가속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정부가 중이온 가속기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을 두고 과학계에선 “대규모 자금을 들여

성능 개선이 이뤄질 포항 방사광 가속기를 둔 채 또 다른 방사광 가속기를 만들자는 견해가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대 물리학과 홍병식 교수는 “방사광 가속기에 중복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이온 가속기가 반드시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연구가 많다는 사실이

설득력을 지녔던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중이온 가속기는 방사광 가속기와 성능이나 쓰임새 면에서 많이 다르다는 것이 과학계의 분석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해서 나오는 빛을 여러 파장으로 구분해 원하는 물체를 들여다보는 데

주로 쓰인다.

국내에 설치된 포항 방사광 가속기로 볼 수 있는 물체는 보통 나노미터(10억 분의 1m) 단위.

하지만 중이온 가속기를 쓰면 그것보다 10만 배나 더 작은 펨토미터(1000조 분의 1) 단위의

물체를 측정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원자 안에 있는 핵의 크기를 잴 수 있다. 방사광 가속기로는 원자나 분자를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 일종의 초정밀 현미경 이 탄생하는 셈이다.

물질 성질 변화시킬 수 있어

가장 큰 차이점은 방사광 가속기는 물질 내부를 들여다보는 기능을 갖지만 중이온 가속기는

물질의 성질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선 이 같은 성질을 활용해 113번째 원소를 발견했다.

 이는 주기율표를 바꾼 대발견이었다.

과학계는 1만개 정도로 추정되는 자연계의 원소를 찾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중이온 가속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좀더 연구를 진행하면

 1)원자력 발전 에도 중요한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중이온을 통해 폐기물의 방사능 위험을 크게 낮춰 피폭량을 줄일 수 있다 것이다.

핵발전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위험성 문제를 극복할 방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2)몸 속 깊이 숨겨져 있는 암세포 죽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

중이온은 피부 근처에서 발사되면 일정 거리까지는 주변 세포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는다.

환부에만 정확히 시술할 수 있어 새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중이온 가속기를 구성하는 두 가지 시설인 ‘초전도 선형가속기’와 ‘싱크로트론’ 가운데

싱크로트론은 암 치료용에 맞게끔 성능을 조절해 건설될 예정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싱크로트론에서 나오는 400MeV(메가전자볼트)는 암을 치료용 이온을 몸속에

집어넣기에 가장 좋은 에너지 세기다.

과학계에선 한국에 중이온 가속기가 건설되면 기존의 포항 방사광 가속기와 경주에서 건설 중인

양성자 가속기를 합쳐 대표적인 가속기 3종을 모두 갖추게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양성자 가속기도 중이온 가속기처럼 몸 속 일정 깊이에 있는 암세포를 죽이는 데 많이 쓰이고 있다.

미국 대형 병원에서는 이 장비를 설치하는 붐이 일고 있을 정도다.

특히 안구 근처에서 발생한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