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 쇼핑객 대부분 `범법자` | ||||||||||||||||||
| 관세청 "한도 올리자니 과소비 조장…위법 알면서 눈감아" 11년째 면세한도 400달러의 딜레마 | ||||||||||||||||||
"부탁받은 선물도 있고 명품을 산 것도 아닌데…." 두근두근하면서 세관을 통과한 그는 볼멘소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해외여행객들의 면세품 구입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관세청 면세물품 한도는 여전히 1996년 기준인 400달러를 고수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모처럼 해외여행에서 일가친척의 선물을 사는 여행자들조차 `범법자`로 만든다는 지적이다. 실제 관세청이 집계한 올해 6월까지 `검사 건수 대비 자진신고 비율`은 99.48%에 이른다. 작년엔 99.43%였다. 이 비율은 입국자 일부를 선별해 여행 수하물을 검사할 때 검사 전에 한도 초과가 있음을 검사자가 시인하는 비율을 말한다. 관세청은 전체 여행객의 3%가량을 선별해 검사한다. 신고서에 `한도 초과`를 써내는 여행자가 극히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관 직원이 검사 대상으로 `찍은` 여행객은 거의 100%가 구매한도를 초과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자진 신고 비율은 회사 물품이나 현금 1만달러 이상을 소지한 것으로 사전에 신고한 사람들도 포함된 수치다. 무작위로 뽑은 여행객의 면세한도 위반율이 99%를 넘는다는 사실은 현재 규정의 실효성이 극히 떨어진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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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관세청이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면세한도에 대한 엇갈린 시각 탓에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국내 세관검사 시스템은 이미 개별 여행객 대상에서 밀수, 마약 밀매 등 불법 감시로 방향을 틀었다"며 "(여행객) 위반 여부를 일일이 검사하면 통관시간이 지체되는 반면 세수 증대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한도를 넘어 해외쇼핑을 즐긴 여행객을 잡아봤자 실익이 없다는 얘기다. 관세청은 그렇다고 해외 면세한도를 완화시켜 주기도 힘들다는 입장이다. 자칫 해외여행자들의 과소비를 조장할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또 다른 관세청 고위 관계자는 "실제 세관에서는 개인 여행자 물품 중 600~700달러까지는 (반입을)용인해주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면세 한도가 비현실적인 것은 알지만 이를 높여주면 관세청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언론에선 명품 해외쇼핑을 조장하는 듯한 기획성 정보가 잇따르고 보통 여행객들도 면세한도를 넘는 경우가 일상화되면서 관세청은 단속을 강화하기도,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기도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해외 사례를 보면 담배와 술 소비 억제라는 특별한 정책목적을 가진 미국과 유럽지역은 면세한도가 우리보다 상당히 낮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의 면세한도 제한은 소득 수준을 감안할 때 우리보다 훨씬 여유가 있다.
관세청은 면세품 구입한도에 대해 내년 초 연구용역을 실시해 내년 하반기쯤 변경이나 유지 여부를 다시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김태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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