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으로/유익한 자료들

바다에 빠진 사람들

꿈꾸는 파사오리 2006. 8. 22. 16:19

최근 사행성 오락인 “바다 이야기”로 전국이 소란스럽다.  대통령의 조카가 관련이 되어 있네, 명계남씨가 관련이 있네 하는 소문들로 무성한 “바다 이야기”.  그런데 오늘 아침 집에서 보는 신문에 “바다 이야기” 오락장이 오픈한다는 광고지가 들어 있었다. 


“바다 이야기”가 무엇인가 살펴봤다.  옛날 슬롯 머신과 비슷한데 기능이 좀더 다양해졌다.  화면에 조개, 문어 등 바다 생물이 돌아가다 멈추는데 일직선이나 대각선의 배열에 따라 점수를 따게 되고 일정 점수가 되면 돈이 아닌 상품권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슬롯 머신과 비슷하다.


예전 슬롯 머신과의 차이는 '예시'와 '연타' 기능이다.  게임 도중 대형 화면의 바닷속에 갑자기 어둠이 깃들면 곧이어 잭팟이 터진다는 뜻이란다. 특히 잿팟이 연속으로 터질 경우 최대 2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더 사람들을 떠나지 못하고 붙들고 있게 만든다.  


그러나 사람들이 돈을 따기가 쉽다면 오락장이 그렇게 성행할 수 있을까?  바다이야기의 승률은 95~105% 정도로 알려져 있었으나 검찰은 평균 승률이 95%였다고 설명했다.  1만원을 넣으면 평균 500원은 잃는다는 뜻이다.  게다가 나중에 상품권으로 교환하게 되는데 상품권 교환시 10%의 수수료를 뗀다고 한다.  그러니 이것은 대다수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마치 도박판에서 자릿세를 거두는 사람이 돈을 벌고 참가하는 사람 대다수는 돈을 잃는 것과 흡사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바다 이야기”에 미쳐 있다.  아니 이것뿐 아니라 도박에 미쳐 있다.  왜 그럴까?  대학교 때 교양과목으로 심리학에 대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교수님께서 자극의 간격과 강도에 따른 행동 양상을 설명하셨는데, 자극이 언제 올지 모르고 자극의 강도가 수시로 변할 때 가장 오랫동안 그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도박에 미치는 이유라고 설명하셨다.  전문용어로는 “부분강화효과”라고 하는데 일정한 시간이 흐르거나 몇 번 시행을 하면 보상을 주는 것과는 달리, 보상이 언제 있을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오래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즉, 도박은 하는 사람들에게 늘 일정한 정도의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고 예측할 수 없는 보상을 준다.  계속 딸 수도 있고, 계속 잃을 수도 있고, 몇 번 따다가 한 번 잃고 또 계속 딸 수도 있다.  액수도 어떤 때는 적었다가 어떤 때는 많았다가 하니 이렇기 때문에 도박에 빠져들면 헤어나기가 힘든 것이다.  


부자는 보험에 가입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복권을 산다는 말이 있다.  지금 “바다 이야기”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대다수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사회적 약자들이다.  로또로 한방을 기대하던 사람들이 이제 바다 이야기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로또에, 경마에, 경륜에, 정선 카지노에 빠져 있던 사람들이 자연스레 바다 이야기, 황금성, 인어 이야기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성실하게 일하고 노력해서 얻은 성과를 가지고 즐겁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사행성을 부추기는 방법은 옳지 못하다.  로또나 경마와는 달리 바다 이야기는 민간업자들이 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것이 전국에 퍼져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도박에 빠져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런 불법 도박장의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정부가 방치하고 있었다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물론 개념없이 거기에 자신의 모든 돈을 낭비하는 사람들을 두둔하고자 함은 아니다.  자신의 행동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고 눈에 자주 띠면 아무래도 손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의지가 약한 사람들이라면 더 그렇지 않겠는가!


물이 들어오고 있는 바다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바다 이야기에 빠진 사람들이 헤어나지 못하고 거기에 매달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가 개입되었네, 누구 잘못이네 하는 것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짜증난다.  나의 소박한 바램은 오늘같이  “바다 이야기” 오락장의 오픈을 알리는 전단지를 받고 싶지 않고 우리 집 주변에 그런 사행성 오락장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일한 댓가로 재미있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