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초대석-윤영선 관세청장] | |
| "관세청 大전환기, 수출지원 '글로벌' 부서로 거듭날 것" | |
"EU·미국 등 거대경제권과의 FTA가 발효되는 올해는 관세청 역사의 대(大)전환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수입에 중점을 뒀던 관세징수 업무에서 벗어나 FTA 집행과 활용지원을 통한 수출지원 부서로 탈바꿈하고, 한국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디딤돌이 되겠다." 윤영선 관세청장(사진)은 지난해 3월 관세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시절 보여줬던 특유의 추진력과 창의성으로, FTA 준비는 물론 수출확대를 위한 세계 각 국과의 관세외교에 주력하며 관세청에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해왔다. 23일은 윤 관세청장이 관세행정의 수장(首長)으로 올라선 지 꼬박 1년째 되는 날이다. 그 동안 해왔던 일 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욱 무겁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지금까지는 그저 '연습'에 불과했다. 지금부터는 '실전'이다. 윤 관세청장은 우리 수출기업들이 FTA로 인한 관세특혜는 최대한 활용하고 원산지검증 및 상대국 세무조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데 골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직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안방살림'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 참사로 인해 수출대금 미회수, 부품조달 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對日수출입기업들을 위해 관세청 차원의 지원대책 또한 추진하고 있다고 윤 관세청장은 소개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본부세관 관세청장 접견실에서 윤 관세청장을 만났다.
□ 관세청장에 취임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 동안의 소감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 지난 1년 동안 우리나라 FTA 업무를 외교부 등 중앙정부의 자유무역협정체결 중심에서 관세청의 집행업무 중심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했고, 세금징수 기관이라는 전통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출입기업을 지원하는 親서민·중소기업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는데 중점을 뒀다. 개인적으로는 취임한지 한 달만에 열렸던 WCO(세계관세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 관세청장회의를 시작으로 APEC 관세청장회의, 미국·일본 등 36개국 관세청장과의 양자회담, 러시아 외 14개국 방문 등을 통한 관세외교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World Bank 선정 수출입통관분야 세계1위, 국제공항협회 공항평가 세관서비스분야 5년연속 세계1위, 정부업무평가 규제개혁 및 재정성과 최고등급 등을 달성하며 대내외적으로 관세청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은 점도 기억에 남는다.
□ 관세청을 수출입기업을 지원 부서로 전환하신다고 했는데, 관세청의 역할에 변화가 오는 것인가. ☞ 그 동안 관세청은 수입물품에 대해 세금을 걷고 신고한 물품이 정확한지 파악하는 등 주로 통관·조사·심사업무에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이 같은 전통적인 세금징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EU·미국 등 거대경제권과의 FTA 발효가 예정돼 있는 등 관세청 역사의 大전환기가 될 것이다. 관세청은 이번 FTA를 계기로 우리 수출입기업들을 지원하는 글로벌 무역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재임기간 동안 FTA 확대 및 무역규모 급증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의 수출을 확대·지원하는데 총력을 다해 관세청이 한국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최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 참사로 인해 우리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수출입통관을 담당하는 관세청의 대책이 시급하다. ☞ 현재 일본 대지진 피해로 우리 수출입기업들이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부품을 수입하지 못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자금사정이 좋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관세청은 對日수출입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금 징수유예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對日수출입통관 업무를 24시간 운영해 신속한 통관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 일본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방사능 피해가 없도록 식약청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일본에서 들어오는 농수산물 및 화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철저히 실시할 방침이다.
□ 한-EU FTA 발효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준비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액을 기준으로 한 원산지인증수출자 지정 대상기업 8206개 중 지난달까지 532개(6.5%) 업체만 인증을 받은 상태로, 대기업은 문제가 없지만 중소기업들의 준비가 많이 소홀한 실정이다. 한-EU FTA가 발효될 예정인 7월 이전까지 최대한 많은 수출업체들이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지정 받을 수 있도록 일선세관 직원들이 직접 관내 중소기업을 방문해 맨투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고, 관세청에서 개발한 무료 원산지관리 프로그램 보급도 확대하고 있다. 본청 및 일선세관의 FTA 전담 인원을 기존 10명에서 180명으로 확대·개편할 방침이며, 인력충원 및 직제개편과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협의도 마친 상태다.
□ EU·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상대국 세관에서 우리기업에 대한 원산지검증 및 세무조사를 직접 실시할 수 있어 우리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 FTA가 발효되면 수출업체에 대한 상대국 세관의 세무조사가 가능하다. EU는 우리 관세청이 실시하는 원산지검증에 입회하거나 세무조사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할 수 있고, 미국의 경우 직접 우리기업을 조사할 권한이 있다. 우리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관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외국 세관의 세무조사까지 준비해야 하므로 굉장한 위험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상대국의 원산지검증 및 세무조사는 양국간 신뢰문제로써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부터 서류미비, 절차요건 허위, 우회수출 등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국가 사이의 신뢰에 금이 가고, 우리 기업들 전부가 수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현재 관세청은 이 같은 상대국의 세무조사 등에 대비해 EU·미국세관의 수출입통관제도를 기준으로 모의세무조사를 실시해 FTA 준비가 미흡한 수출기업들의 문제점을 사전에 보완해 주고 있다.
□ 앞으로 발효될 EU·미국과의 FTA 준비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체결된 아세안·인도 등과의 FTA 활용률 제고도 시급한 실정이다. ☞ 기존에 체결·발효된 FTA 중 90%의 활용률을 보이는 한-칠레를 제외한 한-아세안 및 한-인도의 경우 각각 29%와 16%로 활용률이 저조하다. 우리 기업들보다 상대국 기업들의 특혜관세 활용률이 더 높아 사실상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수출기업의 경우 관세전담직원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FTA 협정문의 원산지 기준은 특혜관세를 활용하기에 너무나 복잡하다.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의 낙후된 세관행정과 불투명한 통관절차도 우리기업들이 관세혜택을 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관세청은 아세안 각 국가별로 '맞춤형 자유무역협정'을 새로 체결할 계획이며, 아세안·인도 등 FTA 체결국에 진출한 현지기업들에 대한 관세행정 지원도 강화하겠다.
□ 올해 관세청 세수목표는 총 62조8625억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기업들에 대한 관세심사가 확대되는 것은 아닌가. ☞ 단순히 세무목표를 올렸다고 해서 기업을 대상으로 관세심사를 강화하진 않을 것이다. 대신 심사예고와 정기심사 등을 통해 기업들의 관세조사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조사결과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해 정확한 신고능력을 향상시켜 줄 방침이다. 또한 체납자 공개대상 범위를 체납액 10억원 이상에서 7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은행권 및 신용정보기관에 대한 체납자 관련 정보 제공을 연4회로 강화해 고액·상습체납을 방지할 계획이다.
□ 재산해외도피, 외환범죄 등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역외탈세가 급증하고 있는데 대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무역거래를 가장한 불법외환거래 및 역외탈세를 단속하기 위해 금융위원회·한국은행 등 외환감독기관과도 정보를 상시 교환하고 있으며, 지능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인천·부산 등 3개 지역 본부세관에 '첨단과학수사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앞으로 밀수출입 등 자금세탁 범죄 적발시 자금출저 조사를 의무화하고, 외환법규준수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 대상 외환검사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 마지막으로 관세청장으로서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조직은 '생명체'와 같다. 조직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간의 팀워크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나 20∼30% 정도는 조직 운영에 대해 관심이 없고 냉소적인 '아웃사이더'들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관세청 4500여명 직원 모두는 조직과 하나가 되는 '인사이더'가 되길 바란다. 조직의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조직 발전을 위해 약간의 불편과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 관세청 직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특히 관세청의 경우 집행기관 특성상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가 많아, 직원들이 일에 싫증을 느끼거나 보람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사라지고, 자기개발에 소홀해지기가 쉽다. 하지만 이처럼 작은 업무가 모여 관세청의 발전을 이루고, 나아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입증대를 가져와 국가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작고 일이라도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인사이더' 조직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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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EU FTA의 경우 약 1000만원(6000유로) 이상 수출하는 우리기업들이 관세특혜를 적용 받으려면 세관이 원산지관리능력을 인증한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지정 받아야 한다.
☞ 현재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역외금융협의체'를 구성해 조세피난처와 교민거주지 등을 중심으로 서류상 회사(Paper Company), 환치기 조직 등에 대한 정보수집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