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신변잡기

제23대 허용석 관세청장 이임사

꿈꾸는 파사오리 2010. 3. 25. 11:06

<이 임 사 (離 任 辭)>

 

전국의 세관 직원 여러분 그리고 관우 여러분,

지난 2년 동안 청장과 함께 청(廳)의 관세국경 관리능력을

세계 제일(世界第一)이 되게 해주신

우수하고 헌식적인 4400여 직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청장에 취임하면서

'나는 400m 계주의 주자(走者)다.

최선을 다해 달리자.

그래서 거리를 최대한 넓혀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그 바통을 넘겨줄 때가 됐습니다.

세상사에 영원한 건 없습니다.

 

전국의 세관직원 여러분,

청(廳)을 국민과 언론의 지탄을 받는 그런 류(類)의

공조직이 아니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이 과제는 직원들이 마지못해

 끌려가게 해서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볼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원이 중심이 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조직을 자기창조조직으로

설계해서 직원 여러분의 나태해지기 쉬운 마음을

시스템 차원에서 규율해 청(廳)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조직의 문화 수준을 높여

직원 개개인에게 혼(魂)을 불어넣음으로써 직원 스스로

깨닫고 움직여 청(廳)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습니다.

되돌아보건데 이 목표가 80% 가량 달성되었다고 봅니다.

 

청(廳)은 세계은행(World Bank)이 평가하는

'통관부문 경쟁력'에서 인구 1300만 이상

대(大)인구국 61개국 중 1위를 했습니다.

청(廳)의 경쟁력이 세계 제일임을 국제기구가 인정한 겁니다.

 

많은 국제기구와 외국기관에서

우리나라 경쟁력 또는 우리나라 경제,

사회 각 부문의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지만

그 어떤 평가에서도 경쟁력이 1위로 평가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국의 세관직원 여러분,

우리나라에는 44개 중앙행정기관이 있습니다.

이중 국가와 국민이 바라는 미래 공조직의 모습에

가장 근접해 있는 기관이 청(廳)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세관 직원과 관우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여러분이 일거수 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 두 어깨에 놓인 책임이

가볍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이임의 변(辯)을 하면서

청(廳)이 노력을 더 해서 20% 만큼 성과를 더 내

이 목표를 반드시 그리고 제일 먼저 이루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전국의 세관 직원 여러분 그리고 관우여러분,

아내가 가끔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신은 관세청하고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흔히 나이 드신 부모님들께서 모든 것이 부족하던 시기에

어렵게 고생에 고생을 해서 자식을 키우셨으면서도

'너희들이 있어 행복했다.'고 하십니다.

 

부모님들의 이런 마음이 오늘 이 글을 쓰는 청장의 마음입니다.

'직원 여러분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양나라 소명태자 소통이 지은 문선(文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胡馬依北風(호마의북풍)
越鳥巢南枝(월조소남지)

 

북에서 온 말은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등을 기대고

남에서 온 새는 남쪽으로 뻗은 가지에 둥지를 튼다는 말입니다.

소통이 쓴 이 글이 오늘 청(廳)을 떠나는 청장의 마음입니다.

 

지금 우리가 헤어지지만 또 만납니다.

우리가 헤어져 서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모두 절망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과 환한 표정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때까지 세관 직원과 관우 여러분 모두에게

신의 은총이 늘 함께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3.22   관세청장 허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