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저울과 마음의 저울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날 수요일 아침입니다. 어제 늦은 밤부터 봄비가 내리고 있는데 올 봄에는 예년에 비해 많은 눈과 비가 내려 아직 봄다운 날씨를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春來不似春)
지난주 금요일 26일 밤에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104명이 승선한 1,200톤급 해군 초계함이 침몰되어 46명의 장병들의 실종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사고 6일째를 맞이하는 오늘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도 파악되지 못한 채, 우리 군함이 두 동강이 난 채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답답할 뿐입니다. 실 가닥 같은 희망으로 실종된 자식이 살아 있기만을 바라는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며, 하루속히 구조작업과 후속조치가 원활히 이뤄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오늘 수요 아침편지는 '두개의 저울과 마음의 저울'에 대한 예화의 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금년도 1/4분기를 잘 마무리하고, 약동하는 새 봄의 새싹처럼 희망찬 마음으로 4월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년)은
사람들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저울과
이로움과 해로움을 따지는 저울로 세상의 일을 잰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자신에게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고,
그 일이 또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를 따진다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자신에게 옳고 이익이 되면 당장 그 일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다
손해가 되는 것이라면 일을 하지 않습니다.
정약용이 분류하는 네 가지 등급 중 으뜸인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과
가장 낮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에는 별 이론이 없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두 등급입니다.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느냐의 문제입니다.
우리들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는 여기서 비롯됩니다.
옳은 것을 따르다 손해를 볼 것인지 아니면
조금 그릇된 것을 따르더라도 이익을 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정약용은 옳은 것을 먼저 따르라고 합니다.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 전에 옳고 그름을
먼저 판단하는 것이 선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여부를 먼저 따집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어야만 옳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세상의 일을 재는 두 개의 저울은
우리들 마음의 저울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마음의 저울에 자신을 잴 때와 남을 잴 때
보는 기준이 다른 것입니다.
똑같은 일과 사물을 재면서도 자신에게 줄 때는
저울 눈금이 낮은 것 같고
남에게 줄 때는 저울 눈금이 높은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에게 줄 때는 옳은 것 같고
남에게 줄 때는 옳지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
자신은 남에게 선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하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평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음의 저울 기준을 상대와 환경에 따라
달리 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마음의 저울 눈금을 영점으로 맞추어야 하겠습니다.
영점 기준으로 맞추기가 정녕 힘들다면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하고
남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했으면 합니다.
자신의 마음으로 재지만 밖으로 표현되는 건
두 개의 저울 눈금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보다
상대에게 이익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먼저 고려한다면
서로가 세상을 재는 저울 눈금의 편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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