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신변잡기

(수요아침편지43) 어버이 날과 카네이션

꿈꾸는 파사오리 2010. 5. 12. 14:41

어버이 날 과 카네이션

 

지난주 토요일은 ‘어버이날’이었습니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의 가슴에 달고 있는 붉은 카네이션을 보면 보는 이의 마음도 왠지 밝고 좋아집니다. 이제 우리세대는 부모님을 모시는 자녀로서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부모로서 이 날을 맞이하는 의미가 다르게 받아 집니다. 저처럼 부모님이 이미 작고하여 카네이션을 달아 주고 싶어도 아쉬운 마음뿐이거나 연로하여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두신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되는 과정에서 핵가족을 이루면서 부모를 공경하는 효(孝)사상이 변질되고 차츰 퇴색돼 가는 것을 생각할 때 매우 안타까워 집니다. 가끔 언론에 부모를 살해한 패륜아나 노인을 학대하는 충격적인 말세적 행태들이 보도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를 공경하고 봉양하는 미풍양속의 아름다운 가치가 우리 사회에 남아 있어 희망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은 아무리 부모에게 잘 한다하여도 낳아주고 길러 주신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부모님께 다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게 되는 가 봅니다. 흔히 자식을 낳아 봐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고 하는데 어른이 되어 부모의 마음을 알 때쯤이면 부모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 것이 세상사입니다.

 

저의 경우도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학교나 교회에서 종이로 만든 빨간 카네이션일지라도 직접 가슴에 달아주면 흐믓함을 경험했습니다. 이처럼 부모는 자식들이 크게 출세하고 경제적 보상보다는 무탈하게 살아가고, 늙고 병들었을 때, 작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에 자식 키운 보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달게 된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약 100년 전 미국의 ‘안나 자이비스’란 소녀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며 가슴에 흰 카네이션을 달기 시작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안나는 어머니를 잘 모시자는 의미에서 1904년 ‘어머니날’을 처음 만들어, 살아계신 분께는 붉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고 돌아가신 분일 경우 자기 가슴에 흰 카네이션을 다는 행사를 시작하였는데 그 후 전 세계적인 기념일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 ‘어버이날’로 지정하게 된 것이죠.

 

‘어버이날’에 아름다운 우리말을 하나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안갚음’이라는 낱말 아세요?

‘앙갚음’과 발음은 비슷한데 뜻은 전혀 다릅니다.

‘안갚음’은 순수한 우리말로,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일’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식이 커서 부모를 봉양하는 일’을 뜻하죠. 까마귀는 날짐승 가운데 다른 새 종류에 비하여 볼품없는 동물이지만 어린적 어미 까마귀에서 받은 사랑은 되돌려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갖다는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고사성어의 반포(反哺)와 같은 말입니다.

참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인데, ‘앙갚음’과 발음이 비슷해서 쓰기를 주저하는 단어라 아쉽습니다.

 

우리도 머지않아 노인이 됩니다. 나이가 들면 체력이 약화되고 여러 질병으로 대부분 노인들은 어렵게 보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외롭고 과거에 집착하여 남의 말 듣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만 하거나 감정기복이 심한 것이 노인들의 특징일 것입니다.

살아 계시는 동안에 자주 찾아뵙고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전화 한 통이라도 자주 드리는 것이 효의 작은 실천이니 이 아름다운 계절, 가정의 달 오월에 ‘안갚음’이라는 낱말을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가꾸어 나가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