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신변잡기

(수요아침편지41) 천안함이 남기고 간 것

꿈꾸는 파사오리 2010. 4. 28. 08:49

천안함 침몰이 남기고 간 것

 

지난달 3월26일 금요일 밤에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772호 천안함 침몰 사태는 한 달 내내 우리 사회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리며 2010년 4월은 잔인하게 보내야 했습니다. 그 동안 생소하게만 들려 왔던 용어들 초계함, 함수(艦首), 함미(艦尾), UDT(수중폭파대), SSU(해난구조대), TOD(열감지장비), 강압 챔버, 피로파괴, 버블-제트, 어뢰(魚雷), 기뢰(機雷), 바지-선(船), 평택2함대사령부 등이 연일 뉴스를 통해 가까이 접하게 되었지요.

 

최전방에 투입된 해군 함정이 갑자기 두 개로 분리돼 물속에 가라앉았지만 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사고이후에도 사고 발생 시간이 몇 차례 번복되기도 하였습니다. 대응사격의 목표물이 새(鳥) 떼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군 관계자의 발표와 두 동강이 난 함수와 함미는 이틀이 지나서야 침몰 위치가 어선에 의하여 발견되는 등 뭔가 석연치 않는 점들이 국민들에게 혼란과 의혹만 증폭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수중탐색 대원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고, 증거를 찾기 위해 투입된 쌍끌이 어선마저 침몰해 전원이 사망하는 등 연이은 참사 소식은 더욱 무겁게 다가 왔습니다.

 

특히, 침몰 원인을 놓고서 온갖 추측이 인터넷상에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추측하면서도 결정적인 증거물은 나오지 않았고, 어뢰나 기뢰에 의해공격을 받았다, 암초에 부딪혔다, 함체 자체의 결함으로 스스로 부서졌다, 심지어 내부소행이라는 설(說)이 난무하면서 객관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갖가지 루머가 확대 재생산돼 가기도 하였습니다.

생존자 50여명이 환자복을 입고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 군관계자의 잇따른 브리핑에도 불구하고 보고 듣는 저의 마음에도 명쾌하게 믿음을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대형 크레인으로 침몰 20일만에 인양된 함미부분과 29일만에 인양된 함수의 절단면이 너덜너덜 처참하게 찢겨져 나간 채 드러내어 마치 유족들의 아픈 가슴만큼이나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실종자 46명중 40구의 시신은 발견되었으나 나머지 6명은 끝내 찾지 못한 채, 유가족들과 합의하여 지난 25일부터 5일간의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내일 오전에 정부차원에서 해군장으로 장례식이 치러질 예정입니다. 어제 오후에 몇몇 직원들과 함께 전북도청 강당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아무쪼록 침몰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해외 전문가 등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니 조만간 그 원인과 후속조치 방안 등이 발표되리라 기대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인한 많은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피비린내 난 동족상잔의 6.25를 겪었습니다. 남북이 대치하는 휴전상태에서 6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느슨해진 안보의식과 유사시 우리 군의 위기관리 능력과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군인들의 사기진작과 국방의무로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심정도 헤아려 보고, 어려움이 처했을 때 유족들을 돕기 위해 성금을 보내거나 애도하는 나라사랑의 마음을 결집시켜 소모적인 분열이 없도록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없기를 소망하면서 삼가 천안함 참사 46명의 장병들과 금양호 실종 선원 등 희생자 모든 분들의 명복을 위해 기도합니다.

꽃다운 나이의 사랑하는 아들, 남편, 아빠, 오빠, 동생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의 마음을 진심으로 위로하면서 그들의 영정 앞에 머리 숙여 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려 놓으면서 4월의 마지막 편지를 띄어 봅니다.

 

美관리들 "천안함 침몰, 어뢰 아닌 기뢰때문인듯"  '46 용사, 국민 가슴에 잠들다'영면에 드는 천안함 46 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