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갖가지 예쁜 모양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성탄카드와 연하장이 오기 시작하니 본격적인 연말입니다. 시간의 흐름은 연속이지만 우리 인간은 자연현상에 해(年)와 달(月), 일주(週)와 하루(日)를 구분하여 시작의 단계에서는 경건함을 갖게 합니다. 특히, 사람은 지정의(知情意)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가 바뀔 때면, 나이를 더 먹게 되는 여러 생각에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 보곤 합니다.
올해 초에 수첩에 적어둔 새해 결심을 다시 들여 다 봅니다. 올해 나는 ‘마음의 여유로움 속에 즐거움과 진정성’에 초점을 맞춰 살고 싶다고 섰고, 내면을 위해 많은 책을 읽자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중 일부는 실행했지만 돌이켜 보니 아쉬움이 남게 됩니다. 여전히 일상의 분주함 속에 쫓기듯 살아오면서, 조급함과 즉흥적인 감정에 앞서 판단하여 말하고, 행동했던 일들은 부족한 저의 인격을 더욱 더 다듬고 채워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구체적으로 직장에서는 직원들과 좀 더 소통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이해하고 배려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깊이 있는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하였습니다. 주말부부로 건강관리를 위해 그나마 시간을 내어 테니스, 등산을 힘써 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 봅니다.
사람마다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한 해의 마지막 날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송구영신(送舊迎新) 예배를 드리고, 새해 첫 날에는 가까운 산에 등산하는 것이 오랜 관례가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 해를 돌이켜 정리하고, 오는 새해를 설계하고 소망을 담은 기도내용을 적게 됩니다.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 저 역시 가족들의 건강이 최우선이 되며, 자녀들의 학업 성취, 원만한 직장생활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러나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온전히 이루지 못한 부족한 것들이 많습니다. 비록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어떤 지향성을 갖고 노력하는 ‘과정’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사회과학자인 벤자민 R. 바버는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혹은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고 했습니다. 언제나 더 나아지려는 것이 ‘배우는 자’의 동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말은 차분하게 한 해 동안 내가 배운 것인 무엇인가를 되돌아 볼 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배우는 것은 지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경험했던 것,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것, 사람과의 사이에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얻게 된 지혜, 신체적인 자각이나 순간적으로 얻게 된 영감(靈感) 등등... 이 모두가 배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산(山)은 우리에게 겸손함과 지혜를 가져다주듯 높은 산에서 내려다 볼 때, 혹은 10년 뒤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때, 희망찬 새해 결심을 떠올릴 때, 우리는 자신의 가치와 삶의 큰 의미 속에서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 해의 마무리도 이와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생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2010년을 크게 바라보고,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에 스스로를 붙들어 매어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해 가운데 나를 배움으로 깨우쳐 주고, 즐겁고 행복했던 일을 하나하나 찾다 보면 오히려 감사할 수 있는 제목들이 많이 남게 될 것입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늘 배우는 사람으로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지혜를 가질 때, 내년 새해도 우리는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인생 > 신변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정의(Justice)란 무엇인가? (0) | 2011.01.21 |
|---|---|
| (수요아침편지74) 마지막 아침편지를 남기며 (0) | 2010.12.29 |
| (수요아침편지72) 100-1과 100+1의 차이 (0) | 2010.12.15 |
| (수요아침편지71) 멋있는 사람은 늙지 않습니다. (0) | 2010.12.08 |
| (수요아침편지70) 연평도 도발과 전쟁의 위협 (0) | 2010.12.01 |